서울 영등포의 한 국공립어린이집에서 임신한 보육교사가 육아휴직을 쓰겠다고 하자, 원장이 '피임을 왜 안 했느냐'며 폭언을 쏟아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.
피해 교사는 이후부터 원장이 과도한 업무를 강요했다고 주장했는데 당시 원장의 폭언 내용을 YTN이 입수했습니다.
엄윤주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.
[기자]
서울 대림동에 있는 국공립 어린이집.
장 모 씨는 이곳에서 보육교사로 일하고 있습니다.
지난해 어린이집이 개원한 이후 이곳에서 1년 넘게 일해왔습니다.
지난 9월 임신 사실을 알게 된 장 씨는 내년 3월부터 출산휴가와 육아 휴직을 내겠다고 원장에게 미리 보고했습니다.
하지만 돌아온 답변은 당황스러웠습니다.
왜 피임을 하지 않았느냐고 질책을 당한 겁니다.
[A 씨 / 어린이집 원장 : 피임을 했어야지, 아니 그게 계획을 한 거야, 무계획이지. (왜 그렇게 그 말씀까지 나오는 건가요?) 사실이잖아요. 나이도 지금 젊은데 당연히 임신이 엄청나게 활발하게 지금 될 때잖아요.]
급기야 원장은 장 씨의 결혼까지 문제 삼았습니다.
채용 당시 결혼한다고 했으면 아예 채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막말을 퍼부은 겁니다.
[A 씨 / 어린이집 원장 : 선생님 결혼한다고 그랬으면 난 오래 같이 못 있었어. (사실 그런 거 물어보면 안 되는 거잖아요.) 왜 안 되는 거예요? (저는 그렇게 알고 있어요,) 아니 왜 안 돼요? 이거는 원 운영하고 직결이 된 건데 그걸 안 물어보고 어떻게 면담을 해요. 말도 안 되지.]
육아휴직을 거절당한 뒤 장 씨는 원장이 일거리를 몰아주기 시작했다고 호소했습니다.
임신부인데도 저녁 식사도 없이 야근을 시키는가 하면 주말근무까지 강요했다는 겁니다.
결국, 장 씨는 구청에 원장의 육아휴직 거부 사실을 신고하고,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글을 올려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.
[담당 구청 관계자 : (육아휴직을) 이제 허용해야 한다, 이런 법 규정이 있는지 몰랐고, 본인은 이제 어린이집 운영이 너무 어렵고 양해를 구한 거지 '안 된다' 이렇게 한 건 아니라고 얘기하시더라고요.]
YTN 취재진은 해당 어린이집에 직접 찾아가 원장 측에 입장을 계속 요구했지만 답변을 거부했습니다.
[어린이집 관계자] : (원장님 좀 만나 뵙게 해달라고요.) 기다리세요, 그럼. 오실 때까지. (원장님 언제 오시는데요?) 저희는 몰라요.]
장 씨는 ... (중략)
YTN 엄윤주 (eomyj1012@ytn.co.kr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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